작가노트 

 

 

 

  나는 풍경, 인물, 사물을 소재로 작업을 하고 이들의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그 관계는 이상과 현실의 충돌과 관련이 있고, 이데아, 욕망, 신념과 같은 기준들을 통해 처리되지 않는 실제 삶을 대면함으로써 발생하는 실망스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러운 감정을 나타낸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고전주의풍 회화의 대상과 일상 속 대상의 대립과 공존을 통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실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나는 부수거나 걷어차지 못한다. 시원하게 저지르고 싶지만 후폭풍이 무섭기 때문이다. 나는 자유롭게 사는 것이 꿈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인정하며 살아간다. 현실이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행여나 내 모습이 비정상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로 해석되어 세상에 비쳐진다거나, 일상이 무기력해지고 냉소적인 상태가 되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가슴은 답답해진다. 얼핏 내 자신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거나 진짜가 아닌 가짜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히면 삶의 태도에 관해 비정상과 정상이라는 기준을 놓고 생각이 끝도 없이 뻗어 나가기도 한다. 나는 정상처럼 보이지 않는다 해도 더 담대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리라 결심하지만 기회를 저버리고 만다. 관례상 그런 일은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나를 붙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혼란스러운 경험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규칙적인 삶, 정해진 삶을 그대로 따르는 것 보다 훨씬 흥미롭다.

 © 2018 by Yuseong Choe. Created with W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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